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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

독서유형별 책추천 테스트 (feat. 송파도서관)

by 달리뷰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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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2개에 답하면, 취향에 맞는 책이 추천된다!

송파도서관은 4층 건물을 통째로 쓰는 꽤 큰 도서관이다. 앉아서 공부할 자리도 많고, 책들도 내가 가 본 다른 도서관 대비 아주 많은 편이다. 

 

간혹 책을 검색하려고 송파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오늘은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성경기반)독서유형별 책추천'이라는 걸 발견하고 테스트를 해봤다. 

 

이 서비스는 '송파도서관 사서들과 독서교육 전문가가 협업하여 개발하였으며 성경유형검사를 기반으로 모바일 심리테스트 어플을 활용해 제작'했다고 한다. 질문은 12개, 각 질문에 선택지는 2개씩 주어진다. 답을 모두 하면, '독서유형별 특성에 맞는 문학주인공과 독서법, 도서 등을 추천'해준다. 

 

질문을 하나 예로 들자면 이런 식이다. 

 

'책을 고를 때 나는:

① 북큐레이션 코너 혹은 추천도서 팸플릿을 보며 책을 고르는 편이 좋다

② 서가를 둘러보며 그날 끌리는 책을 고르는 편이 좋다' 

 

대략 2~3분이면 테스트가 가능하다. 사실 이런 서비스 없이도 이미 내 독서 DB에는 읽고 싶은 책이 잘 정리되어 있지만, 심심해서 한 번 해봤다. 과연 결과는?

 

[내 결과] 닮은 캐릭터는 『위대한 개츠비』 속 개츠비 

책추천 테스트 결과는 먼저 나와 닮은 문학 캐릭터를 보여준다. 나는 개츠비가 나왔다.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 캐릭터인데, 일면 이해는 된다. 해쉬태그로는 #통찰 #완벽 #전략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송파도서관 독서유형별 책추천 테스트 결과
성격기반 독서유형별 책추천 결과, 나와 닮은 캐릭터 '개츠비'

 

결과는 짧게 세 파트로 더 보여지는데, '내가 좋아하는 독서법', '나에게 추천하는 독서법', '추천하는 책 2권'이다. 내 결과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당신은 이런 독서법을 좋아하는군요!>

  • 지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당신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독창적인 책읽기를 선호하시는군요!
  • 책을 읽을 때에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논리로 이해하고 분석합니다. 
  • 현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창조적으로 설계해 볼 수 있는 책읽기를 좋아합니다. 

<당신에게 이런 독서법도 추천해요!>

  • 자신과 다른 의견이나 학설을 펼치고 있는 새로운 분야의 책에도 도전해 보세요.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당신의 안목이 더욱 넓어질 수도 있답니다. 
  • 당신이 책읽기로 쌓아온 주제영역에 대해서 발표할 수 있는 동호회나 세미나에 참여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책 한 번 읽어보세요!>

  • 지리의 힘
  •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테스트를 한 번 더 하면서, '이런 사람이면 좀 친해지고 싶겠다'는 사람을 상정해서 답을 해봤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닮은 캐릭터로 『톰 소여의 모험』 속 톰 소여가 나오더라. 이것도 어느 정도 수긍된다. 톰 소여 같은 아이라면 친구가 되고 싶으니까! 추천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걸리버 여행기가 나왔는데, 이게 내 실제 추천 목록보다 내 취향에 더 맞다. 

 

이 테스트는 일반 버전과 청소년 버전이 있는데, 두 개가 추천 책이 다르고 질문의 말투가 조금 다를 뿐 거의 같다. 혹시 일반 버전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송파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료검색을 클릭한 후, 왼쪽 메뉴 중 하단부에 '(성격기반) 독서유형별 책추천'을 클릭하면 된다. 바로 가려면 여기.

 

독서 애호가의 짧은 견해 

재미로 해보긴 했지만 이런 테스트를 통한 책 추천이 아주 바람직하거나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단 무엇이 됐든 책을 한 권 감명 깊게 읽고 나면, 그 이후에 읽고 싶은 책들이 세 권, 다섯 권, 열 권씩 생기기 마련이므로 별도의 추천이 필요하지 않다. 같은 작가의 다른 책, 같은 출판사의 시리즈 책, 책 속에 언급된 다른 책 등이 저절로 추천된다고나 할까. 

 

이런 식으로 처음에는 책 한 권으로 발을 들이지만, 계속 찾아 읽다 보면 나름 나만의 안목이 생기고 내가 나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너무 비슷한 책만 읽게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접어둬도 좋다. 책의 세계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구석구석 길이 나 있어서 결국 많은 곳이 통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책을 추천 받는 게 나쁘다는 건 결코 아니다. 나도 나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꽤나 받기도 했다. 그럼 그 사람이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묻거나, 내가 아는 그 사람의 성향을 고려해서 책을 추천해주곤 한다. 추천해 준 책 잘 읽었다는 말을 들으면 몹시 뿌듯하다. 

 

그리고 주변에 물을 사람이 딱히 없다면 이런 책추천 테스트도 해볼만 하다. 이 계기로 괜찮은 책을 한 권 발견하게 되면, 그걸 읽고 나서 위에 내가 말한 책 세계 탐험을 혼자 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워낙 영상과 숏폼 콘텐츠가 인기인 시대이지만, 책만이 가진 매력과 힘은 여전히 건재하다. 영상 시청에 비해서 독서는, 조금 느리고 조금 에너지가 더 들긴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몸의 근육을 키울 때도 천천히 무게를 늘려가며 근력 운동을 하듯, 정신과 마음의 근육을 키울 때도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참으로 다행인 것은, 그 과정이 처음에는 약간 더디고 어려울지언정, 한 번 재미를 붙이면 무엇보다 즐겁다는 점이다. 운동이랑 여러모로 비슷하다. 책 외의 다른 많은 콘텐츠들도 유용하고 재밌게 즐겨야겠지만, 책도 그 매력과 묘미가 충만한 콘텐츠이니 더 많은 사람이 더 깊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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