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웨딩밴드 특징: 심플, 고급, 편안, 유니크
결혼준비의 대부분은 일회성이다. 신혼집과 혼수를 제외하면, 대개 단 하루를 위한 준비들이다. 웨딩홀, 드레스, 예복, 메이크업, 웨딩촬영 등등 모두 그렇다. 그런데 웨딩밴드는 다르다. 매일 착용하고 다닐 수 있고(그럴 예정!), 조금 김칫국이긴 하지만 나중에 자녀가 결혼한다고 하면 물려주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웨딩밴드는 마음에 드는 걸로 잘 고르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웨딩밴드는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착용감은 편하고, 너무 흔하지 않은 반지다. 다이아가 너무 크게 박혀 있는 반지는 불편할 것 같고, 너무 화려한 반지는 이내 질리거나 어울리는 옷이 제한적일 거 같아서, 이런 스타일은 끌리지 않았다. 직접 손에 껴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미리 생각한 내 취향은 저러했다.
웨딩밴드 투어, 어디로 갈까?
보통 웨딩밴드 투어는 크게 백화점, 청담, 종로로 나뉜다. 백화점은 익히 아는 티파니앤코, 까르띠에, 불가리 등의 브랜드 업체가 있고, 청담과 종로에는 다양한 웨딩밴드 업체가 많다. 물론 가격대는 쓴 순서대로다. 백화점은 500만원대 이상으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고, 종로는 100만원 부근부터, 청담은 그 사이 정도의 가격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나는 검색을 좀 해보다가 압구정에 있는 '굿밴'이 내 취향과 일치하는 것 같아서, 일단 마음 속 1순위로 굿밴을 정했다. 웨딩밴드 투어를 많이 하는 분들은 열 군데 넘게 가기도 한다는데, 나는 하루에 몰아서 세 군데 정도 갈 생각이었다. 일단 백화점은 제외했다. 가격대가 내 기준에 높기도 하고, 유명한 반지들은 물론 예쁘고 고급스럽겠지만 너무 국민템 느낌이라 끌리지가 않았다. 청담과 종로는 딱히 선호가 없었는데, 검색하니 종로 업체들 후기가 많더라.
나는 한 번에 너무 여러 커플이 상담하는 붐비는 분위기의 샵은 제외, 각종 혜택과 할인을 흥정하고 밀당하는 분위기의 샵은 제외하고 싶었다. 그래서 웨딩북과 포탈 검색 후기를 참고하여, 조용히 상담할 수 있는 '브리달메이'와 정찰제로 판매한다는 '디레브 쥬얼리'를 선택했다.
[브리달메이] 차분하고 친절하고 고급스러운 샵
평일 점심 시간에 갔더니, 나 혼자 상담을 받게 됐다. 사실 예랑이가 이다음 샵부터 함께 하기로 해서 여기는 단독으로 출동했다. 샵 내부도, 설명해 주시는 분(명함 보니 대표님이신 듯)도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 음료도 한 잔 주시고, 내 취향을 물어보셔서 생각했던 바를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몇 가지 웨딩밴드를 꺼내서 추천을 해주셨다.
다 예쁜 것 같기는 한데, 확 꽂히는 게 없어서 계속 여러 반지를 착용해 보다가 상담해주시는 분께 제 취향이 아닌 거라도 추천해주고 싶으신 게 있는지 여쭤봤다. 이 요청에 두 개의 반지를 보여주셨는데, 요즘 유행이라는 앤티크한 스타일의 반지 하나와 인기 많은 제품이라는 레이어드 밴드 하나였다.
일단 앤티크는 생각을 안 해본 스타일이었는데, 나름 매력이 있더라. 그렇지만 '이거다!'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런데 두 번째 추천 반지는 껴보고 나서, '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사진 촬영도 허가해 주셔서 내 손 착용샷도 있긴 하나, 일단 브리달메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도 있어서 이걸 가져왔다.
신랑 밴드는 위에 꺼고, 신부 밴드는 아래 두 개인데, 인스타그램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쁘다. 그리고 신부 밴드의 경우 활용도가 아주 높다. 두 개를 레이어드 해서 착용해도 당연히 어울리고, 아래 반지만 끼면 가벼운 원피스나 페미닌 스타일 코디에 찰떡일 거 같다. 그리고 위에 반지만 끼면, 캐주얼이나 단정한 정장 차림에 아주 딱이다. 특히 위에 반지만 꼈을 때, 사이드 부분이 유니크하면서도 멋들어진다.
이 반지 보기 전에는, 가드링 없이 아주 심플한 밴드만 후보에 넣어놨는데 이걸 보고 마음이 좀 흔들렸다. 그래서 앞에서 본 심플한 밴드 중 마음에 들었던 것 두 개와 이 밴드, 총 3개의 견적을 받았다. 견적 받기 전에, 다이아의 4C를 어떻게 할 것인지 먼저 정한다. 다이아의 4C는 캐럿(Carat), 컬러(Color), 컷(Cut), 클래리티(Clarity)인데, 각각에 대한 친절하고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어떤 걸 선택하면 좋을지 잘 가이드해주신다!
예산도 생각했던 범위 안에 들어와 있어서, 일단 다른 투어 이후 최종 결정을 하기로 하고 견적서를 들고 나왔다. 붙잡거나 흥정하거나 강요하는 식의 느낌 전혀 없고, 시종일관 차분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디레브 쥬얼리]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정찰제 샵
웨딩업계에서 참 희귀한 샵이 정찰제 샵인데, 디레브 쥬얼리가 그중 하나다. 한 시간 반 간격으로 투어를 잡았는데, 브리달메이 투어가 약 한 시간이 걸려서, 근처 산책을 잠시 한 후 시간 맞춰 디레브 쥬얼리에 갔다. 여긴 나 말고도 이미 상담을 받는 분들이 세 팀 정도 있었던 거 같다. 시간 맞춰 갔음에도 조금 기다려야 했지만, 어차피 예랑이도 늦는 중이라 마음 편히 기다렸다.
여기서 날 상담해 주신 실장님은 유쾌한 분이셨다. 취향을 짧게 물으시고는, 반지를 두 개 가져오신다. 그리고 어떤 게 더 마음에 드는지 물으신다. 혹시 정하기 어려우면 그렇게 말씀드리면 된다. 그럼 내 대답을 반영해서 다른 반지를 또 가져오신다. 이런 식으로 이상형 월드컵을 하듯 하나씩 선택하다 보면, 내 마음에 가장 쏙 들어오는 반지를 찾을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사실 '난 심플한 웨딩밴드가 좋아'라고 했던 신부들 중에서 막상 껴보니 화려한 걸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일단 심플한 라인을 먼저 다양하게 착용해 본 후에, 실장님께 이렇게 말씀 드렸다. "세상 화려한 밴드는 어떤 게 있나요?" 그랬더니 이번에도 유쾌하게 "세상 화려한 건 이런 게 있죠." 하시면서 몇 가지를 보여주셨다. 그리고 여기서도 앞 투어와 마찬가지로 요즘 앤틱이 유행이라며, 이런 스타일 반지도 보여주셨다.
여기도 사진 촬영을 허가해주셔서, 내 손 착용샷이 있지만, 일단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으로 갈음한다.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셋 중 하나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일단 나는 이런 류를 좋아해서 이런 스타일로 밴드를 많이 봤다.
중간에 예랑이도 와서, 같이 둘러보는데 확실히 혼자 보단 둘이 와서 보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예랑 손에 반지 끼워보는 것도 참 재밌다.
디레브 쥬얼리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3개의 견적을 받았다. 여기서 조금 놀랐다. 가격대가 예상보다 꽤 저렴했다. 정찰제 샵이라서 당일할인 이런 것도 없는데, 가성비가 정말 극강이었다. 만약에 내가 타이트한 예산으로 웨딩밴드를 찾거나, 가성비를 최우선 순위로 삼았다면 두 말할 것 없이 여길 택했을 거 같기도 하다.
평생 매일 착용할 웨딩밴드, 과연 나의 선택은?
앞서 말했듯이, 웨딩밴드는 결혼 이후 매일 착용할 아이템이므로 마음에 쏙 드는 걸 찾고 싶었다. 브리달메이와 디레브 쥬얼리 모두 다양하고 예쁜 반지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상담해 주시는 분들도 다 친절하고 좋았는데, '이거다!' 싶은 웨딩밴드를 찾지는 못했다.
그래서 세 번째이자 마지막, 그리고 가장 기대가 컸던 굿밴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굿밴에서도 '이거다!'라는 웨딩밴드를 못 찾으면 어떡하지? 그러나 (다행히도!) 찾고야 말았다. 어떤 웨딩밴드인지는 다음 포스팅에 기록하겠다.
결혼준비 중 가장 기대가 됐던 웨딩밴드 투어와 계약을 끝내서 후련하다. 다른 분들도 마음에 쏙 드는 웨딩밴드 잘 선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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